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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 청각장애인, 경찰관의 ‘수첩 대화’에 눈물 글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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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양선영
댓글 0건 조회 3,083회 작성일 15-04-29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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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 청각장애인, 경찰관의 ‘수첩 대화’에 눈물 글썽

등록 :2015-04-28 16:38수정 :2015-04-28 18:09
 
사고 현장서 경찰관이 무전기 대신 ‘수첩’ 꺼내든 감동 사연
“경찰로서 당연히 할 일…소외된 분들에 관심 가져주시길”
수첩 대화. 사진 전남지방경찰청 제공
수첩 대화. 사진 전남지방경찰청 제공
“보험 접수 제가 해드릴게요. 놀랬죠.”
지난 18일 오후 5시20분께, 전라남도 구례군 간전면 간문삼거리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신고 접수가 들어왔다. 구례 간전파출소 최종안 경사는 작은 접촉사고라 여겼다. 운전자들의 합의를 돕는 일 정도라고 생각했다.
현장에 도착한 최 경사는 무전기 대신 수첩을 꺼내야 했다. 처음엔 운전자들끼리 말다툼을 벌이는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가까이 다가가 보니 한쪽 운전자의 아내로 보이는 여성이 길가에 쪼그려 앉아 울고 있었다. 남편 이아무개씨는 거친 손짓으로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입 밖으로는 웅얼웅얼하는 소리만 흘러나왔다. 부부는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청각장애인이다. 부부의 대화를 잇는 건, 조용한 손짓 ‘수화’였다.
최 경사가 경찰복을 입은 지 올해로 16년이 됐지만 교통사고 현장에서 청각장애인을 만난 것은 처음이었다. 그는 잠시 고민하다 뒷주머니에서 수첩을 꺼냈다.
“혹시 수첩에 적으면 글을 알아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부부가 많이 놀란 것 같아서 혹시 다친 곳은 없는지 물어 봤죠.”
사고 규모는 크지 않았다. 다친 사람도 없었고 차량만 조금 훼손돼 당사자들 합의 아래 보험 처리만 하면 됐다.
그는 수첩에 두번째 글을 적었다. “사고 처리는 안하고 보험 처리만 하면 됩니다.”
남편 이씨는 “알았어요”라고 적고 고개를 끄덕였다.
최 경사는 곧바로 “아픈데 있으면 치료하고 차량은 수리하세요”라고 대화를 이어갔다. 직접 보험사에 전화를 걸어 사고를 접수했다. “보험 접수를 했으니 잠시 기다리면 온다”, “보험회사에서 차량을 수리해 줄 겁니다”라고 글로 설명했다. 또 “보험회사 직원이 오면 제가 설명 드리겠다”는 글도 적었다. 보험사 직원을 기다리는 동안 최 경사는 남편 이씨에게 어디로 가던 길인지 물었다.
부부는 원래 전남 곡성으로 가려했지만 길을 잘못 들어 구례까지 오게 됐다고 했다. 이들은 서울에 살지만 계절마다 열리는 지방 축제에 다니면서 노점상으로 생계를 꾸리고 있었다.
“부부가 어려운 조건에서도 참 열심히 사시는구나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축제 장소로 가서 장사를 해야 하는데 사고가 나서 걱정을 많이 하더라고요.”
얼마 지나지 않아 보험사 직원이 도착했다. 최 경사는 사고 과정을 설명한 뒤, 차량을 수리할 수 있는 공업소를 수소문했다. 부부에게 병원 진료도 권했지만 장사 걱정이 앞선 부부는 당장 병원 진료도, 차량 수리도 미뤄야 한다고 했다.
그는 다시 볼펜을 손에 쥐고 “보험처리가 불만족스러우면 파출소로 연락을 달라”며 “사고 처리를 돕겠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남편 이씨의 휴대전화에 자신의 연락처를 남겼다. 서둘러 차에 오른 부부는 눈물을 글썽거렸다.
그가 청각장애인 부부와 나눈 대화 내용은 28일 전남경찰청 페이스북(www.facebook.com/pol.jeonnam)에 공개됐다.
최종안 경사. 사진 전남지방경찰청 제공
최종안 경사. 사진 전남지방경찰청 제공
최 경사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당연히 할 일을 한 것”이라면서 몇 차례 인터뷰를 꺼리다 “소외된 이웃에게 관심을 가져주길 바라는 마음에…”라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경찰 생활을 하다보면 소외된 분들을 만나게 되는데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청소년과 독거노인, 배우지 못한 분들, 장애인, 다문화 가정의 이주여성들도 많다. 그분들이 점점 우리 사회에서 살아가기 힘들고, 방치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직업상 당연히 할 일인데 처음 경찰이 됐을 때의 초심을 잊고 살았던 것 같다. 성실하게 살아가는 부부를 보고 오히려 느낀 게 많다. 주변에 소외된 분들에게 조금씩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jjinpd@hani.co.kr
 
[출처:한겨례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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