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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칼럼] 청각·언어 장애인이 겪는 어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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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양선영
댓글 0건 조회 2,148회 작성일 13-12-26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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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지난 몇 년 동안 중증 장애인 활동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진행되는 활동보조인 양성교육기관에서 강의를 맡고 있다. 교육 내용 중 헬렌 켈러의 이야기를 자주 하는 편이다. 그녀는 보고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3중 장애를 딛고 인간의 존엄성을 가장 인간적으로 증명해낸 시각과 청력을 모두 잃은 장애인이다. 헬렌 켈러는 '만약 내가 사흘간 보고 들을 수만 있다면'이란 유명한 말을 남겼는데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날에는 나를 가르쳐 주신 설리번 선생님을 찾아 그분의 얼굴을 뵙고 음성을 듣고 싶습니다. 그리고 산으로 가서 아름다운 꽃과 풀, 빛나는 노을을 보고 싶습니다. 둘째 날에는 새벽에 일어나 먼동이 트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저녁에는 영롱하게 빛나는 하늘의 별들을 보겠습니다. 셋째 날에는 아침 일찍 큰길로 나가 부지런히 출근하는 사람들의 활기찬 표정을 보고 싶습니다. 낮에는 아름다운 영화를 보고 저녁에는 화려한 네온사인과 진열장의 상품들을 구경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밤에 집으로 돌아와서는 마지막으로 사흘간 눈을 뜨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리고 다시 암흑의 세계로 돌아가겠습니다."

우리가 아무 생각 없이 보고 느끼고 하는 것들을 보지 못하고 느끼지 못하는 사람의 간절한 소망이다. 세상에 태어나 건강한 사람으로 살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것임을 깨닫게 한다. 이렇듯 장애인은 우리가 함께 숨 쉬며 살아가면서도 비장애인보다는 힘들고 어렵게 살고 있다. 그중 청각·언어 장애인은 건청인 가족과 함께 생활하는 예가 많은데 가족 간 대화를 이해하지 못해 집안 분위기에 녹아들지 못하거나 소외감을 느끼는 사례가 많으며 일방통행식 의사소통으로 정서적 불안을 느끼는 이도 많다.

우선 청각 장애인은 의료기관에서도 어려움을 겪는다. 병원에서 진찰받을 때 자신의 상태를 의사에게 정확히 알려줄 수화통역사가 없기 때문이다. 가장 곤란한 문제는 응급 시 처치다. 소방서나 병원으로 연락해 구급차를 부를 수가 없고, 비록 이웃의 도움을 받아 병원까지 갔다고 하더라도 의사에게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사례도 있다.

일할 때도 마찬가지다. 물론 청각 장애인을 채용하는 기업 중에는 일하기 좋은 작업환경을 조성하려고 힘쓰는 곳도 있다. 하지만 아직은 그러한 배려가 부족하다. 청각장애로 상사의 지시를 제대로 이해 못 하거나 동료 간 오해로 갈등이 생기기도 한다. 능력과는 관계없이 청각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승진을 못 하는 사례도 있다. 

또 청각 장애인의 자녀 역시 같은 장애를 가진 경우에도 힘든 점이 있다. 자녀의 교사나 친구들이 청각 장애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때에는 자녀가 정신적인 부담으로 괴로워하기 때문이다. 자녀는 건청인이고 부모가 청각 장애인인 경우에는 부모가 자신의 장애 탓에 아이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을지 걱정하게 된다.

법적인 문제와 얽혔을 때도 문제가 많다. 한 청각 장애인은 부모의 사후 유산상속 문제가 불거졌을 때 자기도 모르는 새 상속권 포기 절차가 끝나 버린 일이 있었다. 형사 사건에서는 청각 장애인이 죄가 있든 없든 수화통역자의 도움이 없으면 계속 구금 상태에 놓이는 예가 허다하다. 그래서 조사가 끝난 후에도 기소인지, 불기소인지 결정되기까지 건청인보다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문화적인 부문에서도 쉽지 않다. 가장 가까운 대중문화 매체인 TV에는 자막이나 수화통역이 거의 삽입되지 않으므로 일반 국민과 같이 텔레비전 문화의 혜택을 누리지 못한다. 외국의 경우 폐쇄회로를 통해 자막을 보내고 있으며 자막이 있는 비디오를 청각 장애인에게 보급하기도 한다. 영화도 마찬가지이다. 영화를 제작할 때 청각 장애인을 위해 자막을 삽입해 제작하면 좋겠다.

부산에는 부산장애인종합복지관과 시각장애인복지관을 비롯한 부산 16개 구·군에 대부분 장애인복지관이 있다. 이들 복지관에서 많은 장애인이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청각·언어 장애인은 이곳에서도 서로가 소통하지 못하는 탓에 제대로 된 복지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2013년을 보내면서 2014년에는 부산에도 하루빨리 청각·언어 장애인을 위한 복지관이 만들어지길 바란다. 

김명근 부산지체장애인단체협의회장·장애인편의시설설치시민촉진단장

[출처:국제신문]
[이 게시물은 농아인협회님에 의해 2014-01-20 15:22:33 자유게시판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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